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허두영 (주)데이비드스톤 대표이사

요즘 ‘제4차 산업혁명’처럼 뜨거운 단어가 또 있을까?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이 단어를 소개한 것은 불과 2016년 1월이다. 실체에 대한 일부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제4차 산업혁명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이를 지혜롭게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 실체와 본질을 알아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하면 주로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자율 주행 자동차, 3D프린터, 드론(Drone) 등의 기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기술의 발전으로 무료 수준의 좋은 자원이 지천에 널리게 된 현상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 ‘소유’에서 ‘사용’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휴대폰을 예로 들어보자. 예전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전화를 할 때면 당신께서는 “전화세 많이 나온다. 얼른 끊자”라는 말씀을 버릇처럼 하셨다. 그 시절에는 시외 통화를 길게 할 수 없었고 국제전화는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해외여행 중인 친구와 문자 메시지는 물론 영상 통화도 공짜로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현상을 표현하는 단어가 바로 제레미 리프킨이 얘기한 ‘한계비용 제로 사회’이다. 또 ‘공유 경제’라는 용어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젠 도처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융합하고 연결하는 창의력만으로도 멋진 기업을 일굴 수 있다. 에어비앤비나 우버 택시처럼 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암기력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과 관계 역량이 핵심이다. 개인 역량보다는 조직 역량, 성실보다는 핵심 역량, 연구 개발(R&D)보다는 연결 개발(C&D)이 요구된다. 이제 개인은 자신이 하는 일이 사라질 직업인지 따져봐야 하고, 기업은 5년, 10년 후에도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이 유효할지 살펴야 한다.

정부는 제4차 산업혁명의 주체가 민간부문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규제 완화와 창업 생태계 조성 정도면 충분하다. 이스라엘처럼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 업 회사를 발굴하고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늘리는 실질적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라고 일컬어지는 ‘요즘 것들’이다. 요즘 것들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적화된 역사상 가장 스마트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과 유전자적으로도 유사한 점이 많다. 그중 5가지 주요 특징을 정리해보자.

첫째, 개방성(Openness)이다. 새로운 경험이나 혁신에 대해 거부감이 적고 다름과 새로움에 대한 수용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실패를 용인하고 자율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인 문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엄마나 친구 등과 수평적인 의사소통에 익숙한 요즘 것들은 열린 문화가 편하다.

둘째, 속도(Speed)이다. 슈바프 회장은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에서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로 바뀌었다”라고 얘기한다. LTE 급 인터넷과 컴퓨터에 익숙한 요즘 것들은 빠른 커뮤니케이션에 능하다.

셋째, 협업(Collaboration)이다. 이는 조직 안팎의 모든 역량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명확한 목표를 공유하고 상호 신뢰와 진실성이 있는 소통이 전제가 될 때 가능하다. 학창시절부터 팀 프로젝트나 모둠 활동에 익숙한 요즘 것들은 협업 전문가들이다.

넷째, 민첩성(Agility)이다. 이는 완벽함보다는 신속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시도를 짧은 사이클로 빠르게 반복함으로써 최신 기술을 민첩하게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요즘 것들은 빠르고 새로운 시도로 이전에 없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다섯째, 혁신(Renovation)이다. 없었던 것을 새로 도입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보다는 원래 있었던 것을 새롭게 리모델링 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혁명에서 이뤄낸 모든 지식, 기술, 성과를 연결하고 융합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성공 유전자를 가진 세대는 요즘 것들이다. 그들이 가진 역량과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은 자유롭고 수평적인 창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요즘 것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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