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ESS에 투자, 올해 큰 폭 성장 기대

중전기기 업계 터줏대감 효성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ESS 납품실적을 기준으로 효성은 업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 구축하는 국내 최대 규모 태양광 연계형 ESS 사업을 수주하며 역량을 과시했다. 지금 추세라면 ESS 사업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대비 5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섭철 효성 부사장<사진>은 “효성은 ESS 시장이 자리를 잡기 전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투자를 해왔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며 “배터리를 제외한 모든 설비를 갖추고, 현장경험이 풍부해 ESS 사업은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말했다.

효성이 ESS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 2009년부터 일찌감치 기술개발을 시작한 덕분이다. 당시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추진한 ESS용 PCS 개발에 참여했고,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에서도 ESS를 구축하며 실적을 쌓았다. 특히 제주 조천변전소와 행원풍력단지에 신재생에너지와 기존 전력계통 보조서비스용 5MW ESS, 삼성 SDI 기흥사업장에 전력부하저감을 위한 1MW 규모 ESS, 구리농수산물센터에 250kW ESS 등 연달아 사업을 수행했다.

당시에는 구축사례가 거의 없었던 신재생연계형 ESS도 효성이 앞장서 구축했다. 2013년 국내 첫 에너지자립섬인 제주 가파도에 풍력발전연계용 ESS를 설치했고, 한전 전력연구원의 ‘독립형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전라남도 진도군 가사도에 풍력·태양광과 연계한 3MWh 규모 ESS를 공급했다. 당시 경험들은 최근 대규모 태양광, 풍력 연계형 ESS 사업을 수주하는 기초가 됐다.

미국 PJM에서 ESS를 주파수조정(FR)용으로 활용하는 걸 확인하고, 2013년 전력거래소, 전기연구원과 함께 FR용 ESS 개발과제에 착수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전도 총 500MW 규모 FR용 ESS 사업을 추진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에 걸쳐 전국 주요 변전소에 FR용 ESS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효성은 시범사업과 첫 해 사업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가장 규모가 큰 김제변전소 사업을 수주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오동우 신재생에너지영업팀 부장은 “한전 FR ESS 사업에 참여를 못하는 대신 다른 사업을 추진하며 미래를 기약했다”며 “당시 영흥화력발전소에 풍력연계형 ESS,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 피크절감용 ESS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수주한 영흥화력 태양광 ESS는 효성의 노하우가 결집된 결과물이다. 80억원을 들인 18MWh 규모 ESS 사업인만큼 업계 경쟁도 치열했다. 이 사업은 8월초 준공된다.

이를 포함해 그동안 효성이 공공기관 ESS 발주사업에서 거둔 수주액은 300억원을 넘어섰다. 수년간 공들여 온 사업의 결실이 이제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효성은 원가절감과 신제품 개발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오 부장은 “ESS 시장은 정부 지원제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제도가 축소됐을 경우를 대비한 원가절감이 관건”이라며 “국내에서 쌓은 실적으로 인도, 미국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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