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000여명 등 기업별 채용 예상 규모 내놔

지난해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각각 역대 최고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한전 등 전력공기업이 청년들의 취업절벽 해소를 위해 공격적인 채용에 나선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실업률 또한 3.7%로 2010년 세계 금융 위기 여파를 맞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청년층의 고통은 더하다. 15세~29세 청년 실업률은 9.8%를 기록하며 10%선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그나마 통계청이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고, 즉시 취업이 가능한 청년만 실업자로 본 수치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을 적용하면 청년실업률은 20%를 훌쩍 넘는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규모는 1만9862명에 달한다. 상반기에 1만1100명, 하반기에 8762명의 인력을 각각 선발함으로써 청년 일자리 창출과 취업 절벽 해소에 공기업이 적극 나서겠다는 게 기재부 측의 전언이다.

이에 한국전력과 발전 6사 등 전력공기업들도 5000여명 내외의 공격적인 채용 목표를 수립, 청년들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불안한 정국,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유발하는 고용난을 조금이나마 상쇄해 소비 심리 위축과 내수경기 침체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전력 3000여명 선발 계획…역대 최대 규모

전기계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2954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규직이 1254명, 인턴이 1400명, 고용디딤돌 인재 채용이 300명으로 각각 예정돼 있다.

정규직 1254명 중 대졸공채는 866명이다. 고졸 인재 채용은 190명이며, 기타 채용은 198명으로 예상된다. 1400명을 선발하는 인턴은 채용형 인턴이 540명, 체험형 인턴은 860명이다.

한전 측에 따르면 상·하반기 채용 인원 배정은 아직 논의 중이며, 3월 중에 상반기 채용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 등 발전6사…1000여명 채용 계획 밝혀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661명의 정규직 신규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남동발전은 총 74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채용 시기별로는 상반기에 56명, 하반기에 16명이 각각 배정돼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12월 채용접수를 마감하고 현재 신입사원 선발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총 61명의 인력을 올해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중부발전은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서류접수를 진행한다. 이번 상반기에 61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올해 117명의 정규직 선발을 계획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올해 82명을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뽑을 예정이다. 상반기 채용 규모는 55명 선으로 알려졌다.

서부발전도 올해 80여명의 인원을 신규로 채용키로 했다. 상반기 채용은 2월 중 진행할 계획이며, 약 50명의 인원을 선발할 방침이다.

▲전력거래소·한전KPS·한전KDN·한국전력기술 등 전력공기업도 1000명 내외 선발키로

전력거래소는 올해 정규직 19명과 인턴 30명을 각각 선발할 계획이다.

전력거래소 측은 상반기 중에 정규직 9명과 인턴 30명을 각각 채용하고, 하반기에 정규직 10명을 뽑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상반기 채용은 오는 3월쯤 진행될 예정이며 하반기 공고는 7월, 선발은 9월말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턴의 경우 대졸과 고졸 전형 등이 각각 진행된다.

한전KPS는 올해 536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채용 시기와 부문별 인원, 전형 방법 등은 미정이다.

한전KDN은 올해 일반직 110명, 무기계약직 27명, 비정규직 150명 등 287명을 선발키로 했다. 상반기 채용에서는 일반직 90명 내외를 선발할 계획이며, 지난해 12월 관련 공고가 나간 이후 현재 채용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반기 일반직 채용은 20명 선으로 예상된다.

무기계약직과 비정규직의 경우엔 상시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기술도 올해 7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시기와 전형 방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오는 4월 중에 12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기타 에너지분야 공기업들도 채용 인원·절차 등 조율 중

전기안전공사는 올해 상반기 중 채용형 인턴 83명을 채용키로 했다. 현재 관련 인력 선발을 위한 전형이 진행중이다. 공채는 하반기에도 이뤄질 예정이며, 인원과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광해관리공단은 올해 11명 정도의 신입 사원을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인원과 채용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올해 130명의 인재를 새로 채용한다. 상반기 선발 일정은 오는 2~3월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 채용은 8월말로 계획하고 있다.

가스기술공사는 현재 세부적인 선발 인원과 계획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규모는 2월 중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채용박람회 등을 기준으로 볼 때 상·하반기에 60명 내외의 규모로 신입사원 선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난방공사도 올해 채용 규모와 일정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 역시 채용박람회를 기준으로 60명 선에서 채용 인원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석유공사도 올해 신입사원 선발 인원과 일정 등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약 17명의 채용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에너지공단은 지난 1일자로 상반기 채용 인력 32명에 대한 선발을 마쳤다. 하반기에도 추가 채용을 계획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인원 및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에너지기술평가원은 현재 신규 채용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2명 내외의 인력을 선발할 계획이며,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올해 21명 정도의 신규 인력을 채용키로 했다. 구체적인 전형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반기 내에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전기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공기업들의 채용계획들도 이목을 끈다.

한국철도공사는 올해 1091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여타 공기업들과 비교할 때 눈에 도드라지는 규모다.

LH와 수자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각각 200명의 신규 인재 채용을 예고했다. 도로공사는 올해 신입사원 16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정규직 빈자리는 한정…인턴 등 비정규직 늘 수 밖에 없어

전력공기업들은 이번 채용이 일자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구직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채용 확대가 얼어 붙은 구직시장을 녹일 촉매가 될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한편 공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표가 현실적인 대책이 아니라 인턴 등 비정규직 확대를 통한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지적도 눈에 띈다.

취재 중 만난 한 공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요구도 있고,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채용 인원을 넓혀 잡았지만 적정 근무인원과 예산 등이 정해져 있는 마당에서 정규직 채용을 무작정 늘리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규 채용을 늘리라고 하지만 근거없이 채용을 확대하면 그로 인해 감사 등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정규직 빈자리는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내놓을 수 있는 현실적인 카드가 ‘인턴’ 등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드는 것 밖에 없지 않느냐는 푸념도 덧붙였다.

다른 공기업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인 전형 방법이나 인원 등에 관한 내부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채용 규모 등이) 먼저 공개되다 보니 난감한 경우가 더러 있다”며 “회사의 상황에 따라 상반기와 하반기 채용 규모를 배분하는 등의 문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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