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주권시대 열고, 강한 노총 재건에 총력”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2파전...24일 잠실 잠실체육관서 판가름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이 조합원 84만명의 국내 최대 노동단체인 한국노총 위원장에 도전한다. 지난해 9월 3대 공공노련 위원장으로 3선에 성공하며 노총에서 탄탄한 임지를 다진 김 위원장이 여세를 몰아 한국노총 위원장 자리까지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주영 위원장과 한 조를 이룬 사무총장 후보에는 이성경 고무산업노련 위원장이 나섰다.

김주영 위원장이 이번에 당선될 경우 전력노조에서 배출한 한국노총 위원장은 2명이 된다. 47년 전인 1970~1971년, 최용수(작고) 씨가 전력노조 위원장 신분으로 한국노총 위원장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지난 2011년 23대 위원장 선거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셨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확 다르다는게 주위의 전언이다. 일단 공공노련 위원장 3선에 성공하는 등 조직에서 절대적인 신임을 얻으면서 세력을 확장한 것은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노련은 설립당시 14개 조직 2만 9000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했지만 4년 만에 39개 조직 5만 명의 조합원 규모로 급속 성장했다.

또 조합의 규모 못지않게 김 위원장이 노동계에서 보여준 ‘노동자 주권시대’에 대한 정책의 선명성은 현재처럼 노동의 가치가 끊임없이 추락하고 노동환경이 절대적으로 열악해져 가는 상황에서 이를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열린 출정식에서 부패한 권력과 재벌이 결탁해 만들어진 노동개악 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부패재벌정권 심판과 정권교체, 사회개혁은 우리가 함께 투쟁하고 반드시 승리해야 할 3대 목표”라며 “노동의 가치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국민의 땀과 눈물을 아는 정권을 새롭게 수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MF 이후 20년 동안 노동의 가치는 뭉개질 대로 뭉개졌다. 기득권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노동환경과 근로조건은 지속해서 하향 평준화 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기득권화 되어가는 노동조합의 역할에 대해서도 메스를 대겠다고 했다.

그는 “투쟁을 외치며 형식적인 집회만 열고 있지는 않은지, 말로만 현장을 외치고 힘든 현장은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상층부는 기득권 세력이 돼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뼈를 깎는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잘못된 노동정책이 가져온 노동자의 권위 하락에 대해 강력히 맞서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만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는 노동자 주권 시대에 대한 열망을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선거는 24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선거인단 3125명이 참여하는 간접선거로 치러진다. 김주영·이성경 조와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위원장 후보)·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사무총장 후보) 조가 양자대결을 펼친다.

◆주요 공약〓 주요 공약을 보면 적극적인 대외 투쟁을 통한 노동환경 개혁과 함께 한국노총 내부개혁을 통해 조합의 결속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주요공약은 ▲박근혜정권 퇴진, 정권교체를 통한 한국사회 개혁 ▲조합원 주권시대를 위한 참정권 확대, 직접민주주의 도입 ▲차별철폐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법개정 투쟁, 공격적 조직사업으로 강한노총 재건 ▲화합과 소통으로 한국노총의 진정한 통합, 현장요구에 부응하는 강력한 혁신 ▲노총임원 임기내 정계진출 금지, 한국노총 정치역량 향상, 조합원 정치참여 지원 등을 들 수 있다.

◆공공 분야의 국민서비스 강화에도 큰 역할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역점으로 추진했던 것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노동정책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었다. 김 위원장은 성과연봉제도, 퇴출제도, 에너지기능조정 등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정책에 대해 대외투쟁은 물론 여론전까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책의 부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렸다. 공공노련 차원에선 성과연봉제도는 도입과정이 합법적이지 않는 것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지속적으로 벌였으며, 이와 연계된 퇴출제도는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만들고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며 직원들을 저성과자로 낙인을 찍는 악법인 만큼 끝까지 막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공기관은 수익을 떠나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접 연관이 있는 사업을 한다. 최근의 지진 문제, 기후변화, 환경변화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은 1961년에 태어났다. 원광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1986년 대졸 공채로 한전에 입사했다. 이듬해인 1987년 2월 전력노조 경북지부 기획부장을 시작으로 조합 간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1년 발전이 분할되는 등 전력산업의 격변기를 몸으로 겪은 김주영 위원장은 2002년 4월, 전국전력노조위원장에 선출됐다.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1만 6000조합원을 이끌던 김주영 위원장이 노동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00년대 초반 전력산업 민영화를 목표로 추진된 전력산업구조개편이었다.

한전이 6개의 발전회사로 분할되고 노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2002년 전력노조 제16대 위원장에 오른 그는 같은 해 ‘국가기간산업 사유화저지 공동투쟁본부 공동의장’을 맡으며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김주영 위원장 평소 주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행동은 과감하고 치밀한 외유내강형 인물로 평가된다. ‘대화’와 ‘투쟁’이란 양면의 칼날을 적절히 활용, 한전의 배전부문 민영화를 저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주영 위원장은 이후 배전분할과 소매경쟁 도입 저지 등 불합리한 전력산업구조 개편에 반대하며 전력산업의 안정화에 기여했으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온 리더십을 인정받아 전력노조 사상 처음으로 4선에 성공하며, 12년 동안 1만 6000 조합원을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또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창립을 주도해 조합원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2012년 9월 25일 초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를 통해 정부의 공공부문 노사관계 선진화 정책에 대한 노동조합과 정부의 합리적 협의 창구 등 대표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치러진 3대 위원장 선거에서 조합원의 절대적인 지지로 3선에 성공했다. 그는 두 권의 저서(신의 직장에서 인간으로 살아가기, 전기는 인권이다)에서 전기는 만인이 누려야할 기본권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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