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기획) 원전·석탄 과연 폐지만이 정답인가
‘환경・안전’ 가치에 위기 직면…정치권까지 가세
계통연계・에너지가격 등 고려, 대안 제시 후 줄여나가야
작성 : 2017년 01월 09일(월) 17:09
게시 : 2017년 01월 11일(수)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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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사회는‘모’아니면‘도’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만연해지고 있다. 정치영역뿐만 아니라 전력산업계에도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환경 문제로 석탄화력발전소는 없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석탄발전소 폐지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고, 안전 문제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국민여론이 악화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원전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주장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조금씩 줄여 나가자는 것에는 절대 동의 하지만, 대안 제시도 없이 무조건 원전과 석탄을 없애자는 것은 지나친 포퓰리즘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 중인 것을 제외하고 더 이상 석탄과 원전을 짓지 않고, 기존 운영 중인 발전소도 수명 연장 또는 대체건설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2025년부터 설비예비율이 15%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토대로 2029년까지의 전력수급 전망을 분석한 결과 2024년까지는 15.0% 이상의 설비예비율을 확보하지만, 2025년부터는 설비예비율이 급격히 낮아져 2029년에는 2.3%까지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정비 중이거나 고장이 발생한 발전기를 제외하고 실제 전력생산이 가능한 발전설비용량만을 적용해 산정하는 공급예비율은 사실상 0%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분석의 전제는 7차 계획에서 제시한대로 최대전력수요는 연평균 2.2%가량 증가하고, 신재생에너지는 실효용량기준으로 4477MW를 추가 반영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이 다소 과다하게 전망됐다는 지적에 따라 수요증가율을 연평균 1.5% 수준으로 낮출 경우 계산은 달라진다. 7차 계획보다 수요증가율이 0.7% 가량 낮아지게 되면 2029년 최대전력수요가 103,364MW로 떨어져 이때 예비율은 10.6% 정도로 높아진다.

◆석탄발전, 신규는 없고 대체건설도 연료전환 해야 = 석탄화력의 경우 2016년 12월 기준 유연탄, 국내무연탄 발전소를 포함하면 총 58기가 운영 중이다. 설비용량으로는 30.5GW에 달한다.
여기에 올해 GS동해전력 북평화력 1·2호기, 서부발전 태안화력 10호기, 중부발전 신보령화력 1·2호기가 차례로 준공한다. 또 2013년 2월 확정 발표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중부발전 신서천 1호기, 고성그린파워 고성하이화력 1·2호기, 강릉에코파워 강릉안인화력 1·2호기, 당진에코파워 1·2호기, 포스파워 삼척화력 1·2호기 등이 2022년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후석탄 10기를 폐지하고, 더 이상 신규 발전소 건설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바 있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후부터는 건설 가능성이 매우 낮다. 실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조건부로 반영됐던 동서발전의 호남화력도 석탄 대신 바이오매스로 연료 전환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현재 착공하지 않은 발전소 중에서도 포스파워 삼척화력 1·2호기는 유연탄 하역부두와 발전소 부지를 확정하지 못해 공사계획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이고, 당진에코파워 1·2호기도 당진시와 주민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향후 사업 진행이 불투명하다.

◆원전, 신규 건설 또는 수명연장 여론 악화 = 원전은 2016년 12월 기준 25기, 23.1GW가 가동 중이고, 신고리, 신한울 부지에 총 3기, 4.2GW의 원전이 건설 중이다. 여기에 2015년 7월 확정 발표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9년까지 총 8기의 원전 건설이 계획돼 있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계획한 원전이 차질 없이 준공되고, 폐지가 확정된 고리1호기 외에 가동 중인 원전들이 2029년까지 계속운전 된다면 2029년 원전가동기수는 35기, 38GW로 확대되고, 설비 비중도 22%에서 28%로 6%p 증가한다.
그러나 계속 운전 중인 월성 1호기가 2022년 허가 종료되는 등 계속운전을 더이상 허가하지 않는다면 운영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발전소는 11기, 9.1GW에 달해 이 같은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때문에 최근 원자력업계와 한수원 내부에서조차 더 이상 신규 건설이 어렵다면 수명연장이라도 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를 시작으로 만약 더 이상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2029년까지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11기의 발전소가 계속운전을 하지 않으면 20.7GW의 새로운 전력설비를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LNG·신재생 과연 원전·석탄 대체 가능할까 = 많은 환경단체와 일부 정치권에서는 원전과 석탄을 폐지하고, 신재생에너지와 LNG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석탄이든 원전이든 더 이상 새로 발전소 건설을 하지 말고, 수명이 다하면 바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독일 등 유럽의 국가를 예로 제시하며 우리나라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지형과 기후조건, 계통연계, 에너지 가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게 에너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고, 현재 가동률이 매우 낮은 LNG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는 게 쉽지 않고, LNG가격도 워낙 비싸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LNG발전소만 건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원전과 석탄 확대에 반대하면 무조건 국가경제가 어려워질 것처럼 침소봉대하는 것도 문제지만, 당장 원전과 석탄을 없애자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전과 석탄, LNG, 신재생에너지간의 적정 비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도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판도라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원전에 대해 불안해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의 경우 0.6g 이상의 지진 위험 지역에도 원전이 6기 정도가 위치해 있음에도 최근 수명연장을 승인했다”며 “물론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국민들이 원전규제기관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 만큼 우리나라도 선진국 모델을 따라 철저한 주민검증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형석 기자 기사 더보기

azar76@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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