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덕 편집국장
유희덕 편집국장

새해벽두 부터 우리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대기업 CEO들의 신년사는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은 전년대비 5.9% 가량 줄었으며, 가계 부채는 1300조에 달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가계의 주름살을 더욱 깊어지게 한다. 가구당 6600만원에 달하는 빚은 소비를 꽁꽁 얼어붙게 한다.

실업률까지 높아져 앞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멀어졌다. 이는 우리 주변국과는 다른 얘기라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중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고 일본은 탄탄한 소재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부활하고 있다. 여기에 황금외투를 입는 모양새다.

중국은 싼 임금을 바탕으로 세계 제조업의 생산기지, 또 많은 인구를 기반으로 한 세계의 소비시장이었지만 이제 이 말은 현재의 틀에는 맞지 않는 말이 됐다. 막강한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은 중국의 기업들은 산업 전 분야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미 전력산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에게 기술을 추월당했다. 우리가 신성장 동력이라며 이제 시작하는 HVDC 기술은 ‘기술·시장’ 모든 면에서 중국에게 뒤 쳐져있다.

에너지신산업 분야도 거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을 이루는 중국기업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 한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를 기반으로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엔저정책을 유지하며 수출기업을 지원했다면, 정부는 이제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게 투자와 임금인상을 요구한다. 정부와 여당은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해 주는 중소기업에 대해 법인세 20%를 깍아주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모노즈쿠리’ 정신은 제조업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모노즈쿠리란 물건을 뜻하는 ‘모노’와 만들기를 뜻하는 ‘즈쿠리’가 합쳐진 합성어다.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일본의 장인정신을 말한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제조업의 부활은 일자리를 만들고 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최근 보도된 자료를 보면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가 동시에 출범했던 2013년을 기준으로 당시 청년 실업률은 한국이 8%, 일본이 6.9%였다. 4년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매년 꾸준히 높아져 9.9%를 기록했는데 일본은 5.2%를 기록했다. 제조업 기반의 부활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 또 중소 제조업의 기반이 붕괴라는 빨간 불이 켜진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어떤 대처가 필요한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미국도 오프 쇼어링(offshoring) 과정을 통해 제조업이 임금이 싼 개도국으로 빠져 나갔다면,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제조업의 귀환을 촉구한다. 세계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제조업 부활이란 처방을 내린 것이다.

각국이 제조업의 부활을 통해 경기회복을 꿈꾸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한 중소 제조업체 현실을 개선해 올해는 제조업이 단순한 하청 가공업이 아닌 기술을 융합을 통한 첨단 혁신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몇몇 대기업과 부동산 등 일부 산업에 의존한 수출, 경기활성화 정책과는 안녕을 고할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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