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재정이 파산지경에 이르면서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변호사 박준영, 올해 그는 온라인상에서 제법 유명세를 탔다.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사건, 익산 택시 기사 살인 사건 등 어려운 사건들을 연이어 재심 청구한 변호사가 바로 박 변호사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포털사이트의 소셜펀딩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수많은 시민들의 후원이 이어졌다. 그런 그의 이야기, 그리고 논란의 사건들이 최근 출간된 ‘우리들의 변호사’에 고스란히 담겼다. 1부에는 박준영의 드라마틱한 인생사를, 2부에는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이 진행한 재심 사건들의 진행 과정과 꼭 짚고 싶은 점들을 정리했다. 3부에서는 재심 사건이 아닌 사건들의 변호 이야기, 4부에서는 재판 과정에서 만난 부조리한 상황들과 잘못된 판단들을 고발했다.

박준영 변호사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으려는 이들은 대개 힘없고, 가난하고, 지적장애가 있거나 미성년자인 상태로 피고인이 됐다. 박준영이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아 낸 사건의 피고인들은 열다섯 살에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경찰과 검찰의 강압에 허위 자백을 하고 10년 동안 형을 살아야 했던 ‘만들어진’ 범인, 그리고 지적장애를 안고 있어서 제대로 된 항변도 못 한 채 짓지 않은 죄를 자백하고 감옥에 갇혔던 ‘삼례 3인조’ 같은 이들이었다.

짓지도 않은 범죄를 자백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위해 재심을 청구하고 공권력의 잘못된 판단과 싸워 나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국 사건도 아니고, 일반 형사 사건의 재심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뒤엎고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청구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10월 28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재심 무죄 판결, 11월 17일 익산 택시 기사 살인 사건 재심 무죄 판결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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