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5번째 원전인 신고리 3호기가 1년여 동안 시험 가동을 마치고 지난20일 본격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신고리 3호기의 출격으로 국내 원전 설비용량은 2310만kW에 달해 전체 발전설비 중 22.2%를 차지하게 됐다. 신고리 3호기는 또 기존모델이 갖고 있던 설계,건설, 운영 경험을 집약시켜 안정성이나 경제성면에서 월등해 최첨단 원자력 과학기술 보유국으로서의 자긍심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다. 이런 이면에 당초 2007년 착공, 2013년 준공 예정이었던 것이 원전부실부품 리콜과 성능시험서 위조 사건, 부품교체 등으로 인해 3년 이상 늦어지는 곡절을 겪는 등 어두운 구석도 있었기 때문에 운전은 시작됐지만 신고리3호기의 운영상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국민 신뢰를 얻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서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가압경수로형 (APR1400) 신고리 3호기는 아랍에미레이트(UAE)에 수출한 노형과 같은 모델로 제3세대 원전 중에는 세계 최초로 상업운전이어서 값어치가 다르다. 게다가 경주에서 발생했던 진도 6.2지진 이상되는 진도7.0규모에도 끄떡없도록 기존 원전보다 내진설계를 1.5배 강화했다는 것도 돋보인다. 설계기준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에도 원자로 자동 정지 설비 설치, 전원 상실에 대비한 이동형 발전차 등 안전설비까지 설치함은 물론 대형재난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전기 없이 작동하는 수소제거설비 등 29건의 설비개선이 이뤄지는 등 말그대로 최신예 모델이다. 기능면에서도 기존100만㎾급 원전보다 발전용량이 40%정도 늘어났고, 설계수명도 60년으로 현재 가동중인 원전의 40년 대비 50% 향상되는 등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어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이번 신고리3호기의 상업운전 돌입은 원전 비리사태 등으로 주춤했던 대외적 관계에서도 기술적 우위확보와 국내 원전 모델의 이미지 제고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2009년 UAE에 수출한 원전건설이 우려를 불식시키고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이며 이를 계기로 다른 3국에도 수출 물꼬를 열어가는 기폭제가 되리라 기대된다.

하지만 신고리3호기는 건설과정에서 굴곡이 많았던 원전으로 그때 입은 상처를 꿰매는 일은 남아있다. 원전 비리와 부실부품 납품으로 인해 파생된 원전 마피아라는 불명예 회복과 신고리3호기 가동에 따른 송전을 위해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의 마찰 등을 되새기고 이를 교훈으로 투명하고 신뢰 받는 원전 운영이 되길 촉구한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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