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중심의 기술교육’ 통해 미래산업 이끌 기술인 육성

이용수 전기과 부장(왼쪽 첫번째)을 비롯한 전기과 학생들이 옥내제어 수업을 하고 있다.
이용수 전기과 부장(왼쪽 첫번째)을 비롯한 전기과 학생들이 옥내제어 수업을 하고 있다.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작은 항구인 한림항이 나타난다. 한림읍 앞바다엔 고려 때 화산활동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비의 섬, 비양도가 자리하고 있다.

푸른 바다와 오름, 그리고 작은 섬으로 둘러싸인 이곳 한림에는 제주 유일의 공업계열 특성화고인 한림공업고등학교(교장 장문일・사진)가 63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아름다운 주변 경관 때문인지 한림공고 학생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해맑다.

1953년 문을 연 한림공고가 지금까지 배출한 졸업생 수는 1만8000여명에 달한다. 이 같은 동문 인프라는 재학생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제주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한림공고 동문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한림공고는 ‘실력과 인성을 갖춘 창의 기술인재 육성’을 교육목표로 ▲전기과 ▲기계과 ▲토목과 ▲건축과 ▲전자과 총 5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기술보은(技術報恩)’이라는 교훈 아래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기술인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청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 우선의 교육방침은 지난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한림공고가 ‘통신망분배직종’에서 3연패를 달성하는데도 큰 힘이 됐다. 옥내제어 분야에선 우수상을 받으며 전기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양한 취업프로그램 운영…‘인성’교육 강조

한림공고는 ‘꿈·열정·도전이 UP되는 행복한 학교’를 꿈꾼다. 학생들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교생 1인 2기능 이상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코스수업과 다양한 방과후 학습을 운영하고 있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 인성 프로그램, 우수 강사 강연, 진로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학생취업을 위해 특성화고 취업역량강화사업(제주도교육청),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중소기업청), 취업향상 프로그램운영 사업(제주도청), 중소기업 기술사관 육성사업(중소기업청) 등에 참여하고 있다.

선취업 후진학을 위해 다양한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2012년 취업역량강화 최우수 취업학교, 2013·2015년 우수취업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취업률 66.7%를 달성했는데 이는 2014년 부임한 장문일 교장의 선취업 교육철학과 맞물려 있다. 2014년 20%에 머물렀던 취업률은 장 교장 부임 이후 2015년 33%, 2016년 66.7%로 껑충 뛰었다.

장 교장은 “중소기업과 연계한 현장중심의 맞춤형 교육과 직무연수를 운영하는 등 취업 프로그램을 강화한 측면이 크고, ‘1인 1자격증’ 취득을 100% 달성해 학생들 역량을 키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 교장은 ‘바른 인성 중심의 기술교육’을 강조한다.

그는 “인성이 바로서야 창의적 기술 장인 될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독서와 인문학 등 인성 함량을 위한 특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전기과 유일 공조냉동 교육…‘1인 1자격증’100% 달성

전체 취업률 상승의 이면에는 전기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기과의 취업률은 2014년 32%, 2015년 45%, 2016년 59%로 해마다 증가했다. 전기과 졸업생들은 제주도청 및 교육청, 삼다수개발공사, 도로교통공단, 삼성 등 다양한 곳으로 입사, 취업의 질적인 면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1966년 개설된 한림공고 전기과는 전기회로, 전기기기, 신재생에너지기술 등의 전문교과에 전력설비, 자동화설비, 산업설비 등을 가르친다. 한 학년당 58명으로 전교생은 174명이다.

올해부터는 NCS 외선공사 교육과정을 도입해 운영, 실무형 전기외선공사인력을 배출할 예정이다.

한림공고 전기과는 독특하게도 기계 파트인 공조냉동 관련 분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관광지답게 제주도에는 대규모 호텔, 골프장, 병원 등 대형시설이 많이 들어서있어 이를 관리할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다. 시설 특성상 전기와 기계 설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기능사와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교과목을 도입해 교육하고 있다.

이용수 한림공고 전기과 부장은 “전국 특성화고 중 한림공고만 유일하게 전기과에서 공조냉동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이를 통해 졸업생들의 진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며 “ 때문에 8년 동안 전국에서 유일하게 졸업생 100% 자격증 취득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과는 제주도내 전기 분야 인력공급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보타리에너지, 광덕전력, 에코파워텍, 한국에너지종합기술 등과 취업맞춤반 프로그램을 운영, 올해 11명의 학생이 정직원으로 취업해 일하고 있다.

한림공고 출신 김현범 주무관(왼쪽)과 부창완 제주도 교육청 사무관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림공고 출신 김현범 주무관(왼쪽)과 부창완 제주도 교육청 사무관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역 인재가 꽃피는 곳, 제주도교육청 -“대체불가한 전기직 전문가 되겠다”

한림공고 3학년 김현범(19) 군은 올해 제주도교육청의 전기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제주도교육청은 2012년부터 매년 특성화고 출신의 기술 분야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올해는 전기 분야에서 유일하게 김 군만 뽑혔다. 한림공고 전기과 수석답게 김 군은 9:1 경쟁을 뚫고 당당하게 제주도교육청 공무원으로 입사했다.

김 군은 현재는 수습기간이라 교육시설과에서 제주도내 학교시설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제주 내 초·중·고등학교 및 직속기관의 건물이나 용지현황 등 기본적인 사항을 전산화하는 일이다.

아직 신입임에도 제주도교육청 내에서 김 군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김 군을 담당하고 있는 부창완 교육시설과 시설운영팀장은 “김현범 주무관의 경우 나이에 비해 업무에 대한 이해력과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며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군은 스스로도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내가 잘 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을 것이란 생각에 더욱 열심히 일했다”며 “업무에서의 꼼꼼함과 적극성이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한전에 다니는 아버지의 권유로 한림공고 전기과에 입학하게 됐다는 김 군은 이제는 누구보다 전기직이란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군은 “전기는 큰 기계나 설비에 생명을 불어넣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며 “전기직 전문가가 돼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림공고 장문일 교장
한림공고 장문일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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