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양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노상양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전 지구적 공동 당면과제인 기후변화문제를 풀기위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오는 11월 4일 공식 발효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3%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비준하고 70여 국가가 비준함으로써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 예상량의 55% 이상 배출하고, 55개 이상 당사국들이 비준 한지 30일째 되는 날부터 효력을 가진다는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우리가 현재 직면해 있는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책으로 에너지기술의 혁신과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IEA가 발표한 에너지기술전망 보고서(ETP 2016)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탄소원단위는 다양한 에너지 기술 조합을 통해서 2/3까지 낮출 수 있고, 발전부문 중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가 가장 높은 수단은 신재생에너지로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5%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태양광 기여도가 16%로 가장 크고, 그다음 풍력(15%), 바이오매스(6%) 순으로 평가된다.

국제사회에서는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화석에너지와 결별을 선언하고 있다. 특히 탈석탄정책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는 독일에서는 올해 5월 9일에 7시간 동안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전체 전력 수요의 80% 이상을 충당하면서 전력거래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기존 에너지시장의 상식을 파괴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고, 과감한 투자와 함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세계적 IT기업인 애플은 ‘2015년에 미국 내 전 사업장에서 100%의 신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달성했고, 테슬라는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는 가정용 배터리(파워월)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시장이 긍정적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와 같이 국가 에너지믹스 차원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역할과 기업들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최근 저유가 상황에도 불구하고, 세계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는 연 평균 15%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2015년 2856억달러(대수력 430억달러 제외) 수준에서 2040년에는 4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파리협정과 이에 대응한 국제사회의 움직임 속에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충분한지,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 확대 노력이 충분한지에 대해 되짚어 보고 발 빠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파리협정이 발효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들은 스스로 정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달성을 위한 정책수단을 이행하고, 그 결과를 검증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에 따른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공약(INDC, 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목표에 따라 2030년 국가 배출전망치에서 37%를 감축해야한다. 그러나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인 우리로서는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다소비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고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부담을 높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감축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기후변화 협약에 대한 이행과 안정적 에너지수급 유지를 위한 국가적 부담을 줄이는 해법을 에너지효율 향상과 병행해서 신재생에너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 추진결과로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시장도 확대일로에 있으나, 국가 에너지공급측면(2015년 국가 총에너지수요의 4.3%)의 기여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최근 정부에서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 단지 조성과 투자의 발목을 잡았던 환경규제의 완화, 주민참여형 사업 발굴 지원을 통한 수용성 증대,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R&D투자 확대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정책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파리협정 발효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시장 변화 상황을 예측해 볼 때,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국내 에너지수급의 안정과 신산업 창출, 더 나아가 새롭게 도래할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기 위해 지금 바로 실행에 옮겨야하고 가능한 역량을 모두 동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다 현실을 직시하고 곧바로 기후변화대응 열차에 바로 타서 신재생에너지에 적극 투자하고 에너지전환에 노력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