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집과 인테리어집, 꽃집이 요즘 호황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떼돈을 버는 상황까지는 아니고,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이 나은 정도일 것이다.

나라경제 자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들 업종만 홀로 호황을 누릴 수는 없을 터.

다만 타 업종이 워낙 어렵다보니 상대적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간판업과 인테리어업, 화훼업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형국이다.

간판업과 인테리어업, 화훼업은 불황에 뜨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불황의 늪이 깊어질수록 활기를 띠는 공통점이 있다.

힘겨운 생계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든 소상공인이 상점을 개업하려면 우선 준비하는 게 바로 간판과 인테리어이고, 가장 먼저 받는 게 축하 꽃이다.

따라서 자영업자가 늘어날수록, 임대매장의 회전률이 높아질수록 이들 업종의 실적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의 통계를 보면 창업한 소상공인들의 생존률이 신통치 않다. 10명 중 7명은 채 5년도 버티지 못했다. 창업 이후 1년을 버티지 못하는 영세 상인들도 부지기수다.

요즘 간판업과 인테리어업, 화훼업이 뜰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현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이 중소기업청에서 받은 ‘소상공인 생존율’ 자료를 보면 2008년 창업한 소상공인 중 2013년까지 활동한 비율은 29.0%에 불과했다.

또 창업한지 1년도 안 된 자영업자의 40%도 가게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연차별 생존율을 보면 창업 1년차가 60.1%, 2년차가 47.3%, 3년차가 38.2%, 4년차가 32.2%, 5년차가 29.0%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의 생존률이 낮았다. 이들 업종의 생존률은 1년 만에 절반 수준인 55.6%로 뚝 떨어졌다. 음식점 혹은 숙박시설 10곳 중 5곳은 문을 연 지 1년도 안 돼 폐업했다는 뜻이다.

폐업이 속출한다는 얘기는 그만큼 자영업을 영위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고,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편에서는 폐업이 속출하면서 자영업자의 생존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또 한편에선 간판과 인테리어 매장, 꽃집에 주문전화가 줄을 잇는 상황은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는 어두운 우리 경제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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