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균 한국전력 기술품질처장
김홍균 한국전력 기술품질처장

한 시대의 패러다임 변화를 흔히 큰 물결로 표현하곤 한다. 1980년대 미래학자 앨빈토플러가 ‘제3의 물결’을 통해 정보화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면 호주 연방과학원에서 토지·물 부문의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제임스 브래드필드는 ‘제6의 물결’이라는 저서를 통해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편리한 일상은 화석연료가 만들어내는 풍부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세계적인 석유 기업인 BP(British Petroleum)사의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화석연료의 가채연수(자원의 가채 매장량을 현재의 산출 수준으로 채굴 시 소요되는 연수)는 석유 45.7년, 천연가스 62.8년, 석탄 119년, 원자력발전의 원료인 우라늄도 70년 남짓이라고 한다.

이처럼 화석연료의 고갈이 눈앞에 다가오는 시점에서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인 토니 세바는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에너지 혁명의 시점을 2030년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에너지 신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화석연료를 활용한 발전이 주를 이루었던 에너지 분야에서도 신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중심이 바뀌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기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기후변화협약 파리총회에서 2030년까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에너지신산업 분야 100조원 시장 및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의 56%를 배출하는 72개국이 파리협정을 비준함으로써 선진국에 국한돼 있는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개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유한한 자원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관련 분야로의 R&D 투자 및 기업 간 기술교류의 확대가 절실하다.

한국전력은 2014년 본사를 나주로 이전하면서 빛가람혁신도시와 인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에너지신산업 위주의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인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구축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IT산업의 상징으로 인식되듯이 빛가람 에너지밸리의 성공적인 기반 구축을 이루어 이 지역의 지자체, 대학 및 유관 기관들과의 에너지 신산업 분야 협력 R&D 및 실증사업 확대 등을 통해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한전은 마이크로그리드(MG)와 스마트그리드(SG), 에너지 효율 향상기술 등 에너지 분야 신기술의 최신 트렌드와 전략을 공유하고 해외 바이어 초청 비즈니스 상담, 현장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전력 유틸리티 회사 및 국내외 기업 간 비즈니스 매칭 기회 확대로 수출 증대와 창조경제 실현에 이바지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오는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광주광역시에서 지난해에 이어 2회째 개최되는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Bitgaram International Exposition of Electric Power Technology)가 바로 그 기회이다.

BIXPO 2016에서는 전력분야 최신 신기술을 선보이는 신기술 전시회, 세계 35개국 70여 명의 글로벌 전력 유틸리티 회사 CTO(최고기술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신산업의 주제로 토론을 펼치는 CTO포럼과 에너지 분야 석학들이 전력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국제컨퍼런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발명자들이 경합을 펼치는 국제발명대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번 신기술전시회는 에너지신산업과 신기후변화 대응기술을 선도하고자 작년 1개의 분야로 개최했던 것을 4개 분야(에너지신산업전시회, 신기후전시회, Inno-Tech Show, 동반성장박람회)로 특화해 ESS,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 온실가스 저감, 신기후체제 대비 기후변화 관련 기술 등을 전시하게 된다.

올해는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나타내듯 지난해보다 더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참가 신청을 했다. 글로벌 전력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참가기업 간 기술 수출 상담 기회의 확대와 많은 계약 성사가 예상돼 많은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

빛가람 에너지밸리를 구심점으로 전력분야 최신 신기술 트렌드의 공유와 더불어 글로벌 에너지신산업 선도를 위한 기업간 비즈니스 매칭과 기술 교류가 널리 확산될 수 있는 플랫폼인 BIXPO 2016을 통해 대한민국이 제6의 물결인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우리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