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덕 편집국장
유희덕 편집국장

중견기업 인사담당 임원....“회사가 4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데 근래 인력난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연구개발 분야는 공채를 해서 5년 정도 키워놓으면 대기업으로 이직을 한다. 대기업과 연봉이 30% 정도 차이나다 보니 어쩔수 없다.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수익성을 창출해야 하는데 사람을 뽑기가 힘들다. 매년공채를 하는데, 연봉을 많이 주고 데려올 상황이 아니다.”

마이스터고 교사... “마이스터고를 만들게 된 배경이 목적 없이 대학을 가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취업이 공기업, 대기업으로 쏠리고 있다. 이제는 공무원 시험까지 혜택을 준다. 중견기업의 인력을 학교에서 책임져야 한다. 문제는 학부모에게 있다. 실례로 안산에 있는 중견기업에 추천을 하려고 했는데 처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학생을 설득하면 솔깃한다. 중소기업에서 실력을 쌓고, 꿈을 키워라. 근데 집에 갔다 오면 바뀐다.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한다.”

최악의 청년 실업난이란 뉴스가 지면을 장식하지만 중소기업 현장은 최악의 인력난이라 아우성이다.

또 정부가 대학쏠림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마이스터고를 만들고 육성했지만, 당초 취지와 다르게 마이스터고 졸업학생조차 중소기업을 외면한다.

또 지리적 한계도 있어 중소기업이 모여 있는 수도권 공단은 청년들이 기피하는 곳 중 하나다. 중견기업 임원, 마이스터고 교사와 나눈 대화 내용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임금이다.

이채익 의원이 밝힌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 직원의 월급이 같은 업종 대기업 직원의 6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직원이 월 300만원을 받는다면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 중소기업 직원은 180만원을 받는 셈이다.

임금 못지 않게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한 몫한다. 요즘 들어 외동아들, 딸들이 많은데, 중소기업에 다니면 시집·장가 가기 힘들다고 부모들이 못 가게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세제혜택을 주고 있지만, 이런 혜택으론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공기업, 대기업에 납품하는데 10년 전에 비해 단가가 더 떨어졌다. 제품을 만들어 내면 낼수록 이제는 손해를 볼 지경이다.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연봉을 올릴 수 있고, 복지를 늘릴 수 있겠나.”

중견기업 대표는 ‘사람이 떠나는 중소기업에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답이 없어 답답하다.”며 중견기업 대표는 한숨을 몰아 쉬었다.

중소기업은 우리에게 답을 묻고 있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이 답을 내놓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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