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김미정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1000명의 말기 환자들이 죽음이라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공통적으로 하는 후회를 정리한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을 쓴 호스피스 전문의인 일본의 오츠 슈이치 박사에 의하면 그들이 후회하는 것은 ‘돈을 많이 못 벌었다. 출세를 못했다. 공부를 더 못했다’ 등이 아니었다. 그들은 오히려 ‘어리석게도 죽도록 일만 했다’고 하면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하고 후회한다고 했다.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하여 행복 콘서트로 떠나 보자.

첫째, 감사하는 자세를 생활화하자. 최근에 신경과학계는 ‘감사하는 마음과 관련된 유전자(CD38)’의 변이 형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의하면 이런 변이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자신이 맺은 인간관계에 만족하고 배우자의 노력을 더 잘 포착하며 사랑을 포함한 긍정적 감정에 매우 민감하다고 한다. 물론 이런 유전자가 없는 사람도 감사하는 자세를 생활화 하면 행복감이 커진다. 예를 들어 지난 1주일 동안 감사했던 일을 종이에 적은 사람들과 1주일 동안 힘들었던 일들을 적은 사람들을 비교해 보니 전자의 만족도가 후자보다 훨씬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그 이유는 실제 감정과 상관없이 행복한 것처럼 행동하면 뇌가 긍정적 감정을 발산하기 때문이라는 학설이다. 실험대상자들에게 20초간 미소를 지으며 눈가 주름을 만드는 안륜근을 사용하도록 하자 긍정적 감정과 연관된 뇌 부위에 자극이 전해지는 게 발견되었다.

둘째,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습관을 들이자. 상담심리사인 필자를 찾아 오는 갈등 부부를 상담해 보면 두 사람의 관계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상담초기에는 자기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바라본다. 따라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하고 용서할 수가 없다. 용서하려고 하다가도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당신이 나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나?” 하고 화가 폭발하고 만다. 하지만 여러 번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화는 점점 누그러지고 마침내 “오죽했으면 나한테 그렇게 했겠느냐?” 하는 마음이 들면서 마침내 배우자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화를 풀어야 상대방을 진정으로 용서할 수가 있고, 용서를 해야만 진심으로 감사와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용서는 ‘나(I)’의 입장에서 벗어나 ‘너(YOU)’의 입장에서 문제의 본질을 바라 볼 때만 가능하다.

셋째, 속도의 노예가 되지 말자. 우리는 무엇인가에 쫓기면서 살아간다. 금산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한 스님은 “예전에는 직장인들이 휴가를 받으면 3박4일 절에서 보냈는데 이제는 1박2일 혹은 당일치기를 원한다”며 “왜냐고 물으면 다들 바쁘기 때문이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와 스마트폰 세계에서 우리는 더욱 더 나노 단위 삶에 익숙해지고 있다. ‘빨리빨리’에 중독된 한국인에게 속도는 미덕이고, 느림과 여유는 가장 피해야 할 악덕으로 치부된다. 인생을 속도에 희생하여 그 위에 다시 가속도 인생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돈을 버는데 허비하고, 음모에 낭비하고, 불안에 번아웃 되고, 상사에 아부하느라 녹초가 되고, 연회에 숱한 시간을 빼앗기며 살고 있다.

넷째, ‘버럭 성격’을 버리고 낙천적인 마음과 태도를 가지자. “그동안 버럭 성격장애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지만 이제 관심과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지요. 성격장애는 다른 정신질환과는 달리 일단 치료되면 재발하는 경우가 현저히 떨어집니다”라고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말했다. 성격은 소심, 내성적, 외향적 등과 같이 다양한 평가를 받지만 개인이 속한 문화, 주변 환경, 개인의 역할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다. 즉 성격은 타고나는 것(nature)과 길러지는 것(nurture)이 각각 영향을 주고 동시에 서로 간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신체건강은 운동과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듯이 정신건강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음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생활을 단순화 시키자. 우리는 온갖 것에 관심을 빼앗겨 정신은 산만해지고 있다. 따라서 그 어떤 것도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하여 마치 억지로 입속에 쑤셔 넣은 음식처럼 곧 토해 버릴 지경이다. ‘쓸데없는 복잡화’를 가장 경계한 세네카는 외적인 것에 정복당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단순한 삶을 살라고 한다. 그것이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다.

지금까지 수천 명의 주검을 지켜 본 불교계 첫 호스피스병원인 ‘자재병원’을 운영하는 능행 스님은 일주일의 삶을 선고받은 암 환자에게 ‘딱 하루만 살자. 하루 해야 할 것을 하자. 그것도 기쁘게 하자’고 한다. 그러면 불안이 사라진다고 한다.

우리 모두 오늘 하루를 최대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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